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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말
강*옥
jth3840@paran.com
...지금 생각해 보면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왜 이맘때만 되면 마음이 조급해 지는 것인지
누가 빨리 가라고 등 떠미는 것도 아닌데
너무 천천히 걸었다고 타박을 주는 것도 아닌데

12월 이맘때만 되면 무슨 일이든,
무엇이든 빨리빨리 끝내버려야 할 것 같은
성급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는 날이야 뭐 별다를까
1월이나 12월이나 살다가 보면
그 날이 그날만 같은데 해도
마음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하루를 접고 가만이 이부자리에 누워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처럼
이제는 또 한 해를 돌아보고 마무리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하루 한달 그리고 지나 온 계절들과 시간들을
자주 돌아보게 됩니다.

한마디 말..
오늘은 누군가의 한마디 말로
참 많이 가슴이 아팠습니다.
때로 어떤 말들은 외로울 때 위안이 되고
슬플 때는 위로가 되고
어려울 때는 힘이 된다고
하지만 오늘 누군가의 말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서 마음을 헤집습니다.

어린 날에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에게 꾸중 받을 일 저질러 놓고
죄스러운 맘, 미안한 맘으로
잔뜩 긴장한 채 꾸중들을 각오를 하고 있다가
오히려 더 따뜻한 말씀으로 잘못을 덮어 주시고
감싸주실 때 오히려 더 가슴이 뭉클하고
목이 메었던 기억..

그 덮어주신 잘못은
그 이후로는 두 번 다시 저지를 수 없었지요.
가끔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런 꾸지람이 절실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이 모자라서, 또는 사람이 성숙하지 못해서
깊이 생각 못한 잘못이 있다고 남들 다 등돌리고
모른 척해도 그래도 그 사람만은 적어도 등돌리지
않을 거라 믿었던 사람이 제일 먼저 마음에 비수를
꽂을 줄은 정말이지 몰랐습니다.

손 내밀어 잡아주진 못해도 등뒤로 다가와
따뜻한 말 한마디 남기고 가진 않아도
나 언제나 그 사람 주변에서 마음과 박수를
아끼지 않았던 것처럼 그 사람도 그럴 것이라 믿었던
마음이 오늘에서야 혼자만의 마음이었음을 알고 맙니다.

한마디의 말...
그 말들의 상처보다 내 좋은 사람 하나를 잃는 것만 같아
헤집어진 상처가 더 깊이 패입니다.
하지만 누가 뭐라 해도 나의 잘못이 큽니다.
어쩌면 나..그렇게 살아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더불어 살지도 못하고 또한 휩쓸려 흐르는 일조차도 못하고
마음의 말, 먼저 눈 마주치고 하는 일도 못하고
내놓고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나 먼저 벽을 쌓아 올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올려놓은 벽을 허물지 못하고
살아서 내게 왔다 가는 사람의 뒷모습만 보고
나..어쩌면 등을 돌린 것이라
혼자서 섭섭함을 키우고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내게 상처가 되었다는 말도
누구도 하지 못하는 말, 할 수 없는 말
친구로서 깊이 있게 해 주는 충고의 말인데
받아들이는 내가 속이 좁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 또한 사람들에게 쉽게 던진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일도 있을 겁니다.
내 말 한마디의 섭섭함으로 여태 내게서 멀어져 있는
누군가가 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젠 무엇을 하고 살았는가보다
어떻게 살았는가가 더 절실해 지는 때..
더 가까이 주변을 둘러보아야겠습니다.

삶이 미숙해서 누군가에게 짐이 되지는 않았는지
너무 오만해서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살지는 않았는지
내 잠시의 기쁨이나 평안을 위해
남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내게 있는 사람, 친구나 이웃들을 챙기고는 살았는지
받기만을 바라고 정 주는데는 인색해서
외톨이인적은 없었는지

내 하는 노력보다 돌아오는 것이 적다고
욕심을 키워 불평만 한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 볼 일도 되짚어 나를 생각해야 할 일도
너무 많습니다.
조금 천천히 가야겠습니다.

마음이 급해진다고 걸음을 서두르다보면
정말 소중한 것을 또 빠뜨릴 수도 있을 테니까요.
내가 아프게 한 모든 사람들과
내가 좀 더 가까이 가지 못한
내 곁의 모든 사람들에게 남은 시간,
용서와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