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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
이병수

 



오늘은 유독 귓볼을 때리는 바람이 아려올만큼 시리게 춥다. 



그 스산하고 시린 바람속 승강장에서  목에 핏대를 세워 소리치며  나의 버스를  맞이하는 어르신이 계신다. 



스톱~~~ 스톱~~~~!!!





  양팔을 흔들며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행여 이 버스가 그냥 스쳐 지나갈까 더 힘껏 흔드시는 모습이  마치 



 휑하고 스산한 추수끝난 겨울 들녂에  바람잔뜩 품고 바람따라 흔들리는춤을 추는  홀로 남겨진 허수아비를 닮은듯하다는 생각이 스친다.



 



아마  어르신의 마음은 그제 자신의 젊은이와도 같으리라. 이미 맘은 버스에 자리했으리라. 



하지만 몸은



보행 보조기와 목발을 옆에 둔채 승강장 의자에 그대로 앉은채 연신 맘만 분주하다.



 



 거동이 불편한 내 아버지 생각이 난다.



운전석에서 내려 어르신의 보행보조기를 실어 올려 목적지를 물으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만 연신 꾸벅꾸벅 쏟아 내신다. 뭐가 그리 고맙고 고마우실까.



 



내릴때 다시 목적지를 물으니 그제서야 범어사 



까지 가신다고 말하신다



운행중 별생각이 다 들었다



아프신 우리 아버지도 저렇게 어렵고 어렵게, 미안하고 송구하게 



세상 죄를 다 품으신듯 연신 미안해하며 버스를 타고 다니신거 같아



내 마음이 너무 아려온다



 



저 어르신은 요양보호사나 이동 도움 서비스를 좀 받으시면 좀 더 수월하게 이동하실수 있기를



아님 거동이 조금더 좋아지시길  돌아오는 운행중 내내 기도해본다.



그리고 더 잘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 내 버스가 되길  함께 바래본다. 



 



 



암튼 주저리 주저리........ 우리 모두의 아버지모습일수있음을 오래기억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