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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다^^*
김태균
k5801810@hanmail.net
이미 제가 군에가기 전인 오래전 일인듯 합니다..
언제인지 정확히 날짜를 기억하지는 못하는 어느 더운날입니다..
사회복지학과를 다니느라 사회문제를 다룬 신문을 찾아 읽으며 서동시장을
걸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신문에는 돈때문에 부모를 괴롭힌
아이와 사소한 시비로 싸움이 난 이야기까지 온통 눈살이 찌푸려지는
기사들 뿐이라 조금은 짜증이 나 있던 터에 귀에 거슬리게 옆에서
한 아저씨가 막대기로 \\"딱딱딱\\" 거리는 거예요..

힐끗 쳐다 보니 하얀모자를 꾹 눌러쓰고 짙은 선글라스를 착용하신 장님
아저씨더군요.. 좀 무안한듯 했지만 이내 소리가 귀에 거슬렸던 자신이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잠시 후에 148번 버스가 정류소에 정차하여 문을 열더군요..
모두가 우르르 몰려 차를 탄후에 가장 마지막에 어느 연세가 지긋하신
아저씨께서 장님아저씨를 안내하여 차에 같이 올라탔습니다..
좁은 길이라 정차된 버스 뒤로 많은 차들이 시끄럽게도 소리를 냈었지만
기사님께서 웃으시면서 기다려 주시더라구요..

힘겹게 올라타신 장님 아저씨는 운전석 기사님 바로 옆에 손잡이를
꽉 움켜쥐고는 서 계셨습니다.. 앞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하겠노라 했지만 장님 아저씨는 고맙다 인사하시고는
\\"저는 앞은 못봐도 사지는 멀쩡합니다.. 괜찮아요..허허\\" 하시더라구요..

왠지 버스 안이 좀 숙연해 졌습니다.. 저역시도..

기사님과 장님아저씨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시며 버스는 나아갔습니다.
헌데 장님아저씨의 목적지가 충렬사라는 겁니다.. 사실 148번 버스에는
충렬사라는 정류소가 있긴 하지만 실제 충렬사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편
이랍니다.. 다음 정류소와 충렬사 정류소 사이쯤에 충렬사의 입구가 있거
든요..

그런데 기사님께서는 마이크를 통해
\\"바쁘신 승객여러분께 죄송하지만 잠시만 정차 하겠습니다..\\" 하시고는
정식 정류소가 아닌 충렬사 입구에 차를 잠시 세우셨습니다..

기사님이 앞문을 여시자 기다렸다는듯 장님 아저씨 주위에 있던 승객들이
장님아저씨의 팔을 부축하여 내리는걸 도와주시더군요..

차가 많이 막히고 날씨도 무덥고 사람도 많은 시간이었지만 아무도 버스안
에서는 야유나 한탄, 물만어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아이가 엄마에게
\\"엄마, 저 아저씬 왜 막대기를 토닥이며 앞문으로 내려.?\\" 하고 묻자
어머니는 장님아저씨에 대해 설명하고 저렇게 도와야한다고 설명해주시더
군요..

왠지 앞서 보았던 신문은 다 잊어 버리고 마으까지 따스해지며 아직은 정
말 살만한 세상이구나.. 예쁜사람이 우리 주위엔 너무나 많구나하는 생각
이 드는 훈훈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