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살다가 이곳 덕계로 이사온지 반년이 다 되어간답니다..이젠 제
법 동네 친구들도 사귀었고 가끔 시내버스를 탈 일도 생겼습니다..
동네아줌마들이 50번 버스가 제일 깨끗하고 기사분들도 친절하다고 칭찬
을 많이하더라구요.. 가끔씩 타보는 버스지만 다른버스에 비해 버스안이
깨끗해서 좋더군요..

사건은...지난주 토요일 저녁..유치원생인 아이들이 시댁에 놀러가자고 졸
라대는 바람에 남편은 일이있어 먼저 시댁에 갔고..할수없이 큰마음먹고
버스를 타고 시댁에 가기로 했답니다..시댁은 언양이거든요..

7시 10분 집앞(태원아파트)에서 50번 버스를 타고 맨 뒷자리에 앉았답니
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타보는 버스인지라 한시도 가만있지않더군요..
겨우 정신을차리고 보니 기사분이 타시는손님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더군
요.. 저야 애들때문에 기사분이 인사를해도 건성으로 받았답니다..
속으로는 참..타는사람에게 일일이 인사를 다 하다니..아저씨도 피곤하겠
구만...하고 생각했지요..

노포동에 도착해서 두녀석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답니다.. 부산에서 언양
가는 버스표를 끊고선 남편에게 도착시간을 알리려고 전화를 했답니다..

아뿔사..그러나 4년동안 애지중지했던 휴대폰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바
지주머니에도..가방에도... 혹시나 해서 근처 공중전화로 전화를 해 보았
지만 역시..지겹게 듣던 벨소리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더군요..
휴대폰 밧데리도 다 되었는데...아무래도 버스에서 놓고 내린 모양입니
다..

공중전화로 남편에게 도착시간을 알리고..버스를 타고 언양터미널에 도착
했답니다..남편에게 버스에서 휴대폰을 놓고내린것 같다고 상황설명을 했
죠... 혹시나 해서 남편과 전 물어물어..50번 버스 사무실에 전화를 했습
니다.. 버스에서 휴대폰을 놓고내렸는데 혹시 습득물이 있으면 남편휴대폰
으로 연락부탁한다는 말을 남겼죠..

사실 휴대폰이야 그리 비싼것은 아니나..그속에 담긴 지인들의 연락처나
몇년동안 가지고 있던 물건이라 아쉬움이 많더군요..

남편과 늦은저녁을 먹는데 남편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더군요.. 휴대폰을 보
관하고 있다는 연락이었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요..
다음날 저녁 집으로 돌아와 남편이 휴대폰을 찾아왔습니다..

기사님을 직접 찾아뵙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이렇
게 지면으로나마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10월4일 토요일 저녁 7시10분경..종점에서 부산으로 운행하신 50번 기사
님 정말 감사드려요..